나를 지켜야 한다
누군가가 나를 차지하려 해도 그 허전한 아픔을
또다시 느끼지 않기 위해 마음의 창을 꼭꼭 닫아야 한다.
수많은 시행착오를 거쳐 얻은 이 절실한 결론을
이번에는, 이번에는 하며 여겨보아도
결국 인간에게서는 더이상 바랄 수 없음을 깨달은 날
나는 비록 공허한 웃음이지만 웃음을 웃을 수 있었다.
아무도 대신 죽어주지 않는 나의 삶,
좀더 열심히 살아야겠다.
나의 전부를 벗고
알몸뚱이로 모두를 대하고 싶다.
그것조차 가면이라고 말할지라도
변명하지 않으며 살고 싶다.
말로써 행동을 만들지 않고
행동으로 말할 수 있을 때까지
나는 혼자가 되리라.
그 끝없는 고독과의 투쟁을 혼자의 힘으로 견디어야 한다.
부리에, 발톱에 피가 맺혀도 아무도 도와주지 않는다.
숱한 불면의 밤을 새우며 홀로 서기를 익혀야 한다.
죽음이 인생의 종말이 아니기에
이 추한 모습을 보이면서도 살아 있다.
나의 얼굴에 대해
내가 책임질 수 있을 때까지
홀로임을 느껴야 한다.
그리고
어딘가에서
홀러 서고 있을
그 누군가를 위해 촛불을 들자.
허전한 가슴을 메울 수는 없지만
이것이다 하며 살아가고 싶다.
누구보다도 열심히 사랑을 하자
서정윤의 홀로서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