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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속으로../Extreme Mus.

Lacrimas Profundere

 

Lacrimas Profundere

 

라크리마스 프로펀데레의 시초는 어쿠스틱 및 리드 기타를 연주하는 Oliver Schmid에 의해 결성되어, 보컬리스트 Christopher Schmid, 리듬기타 연주자 Marco Praschberger와 키보드, 믹싱, 프로듀싱등 다재다능함의 소유자 Christian Steiner, 밴드 초기보컬과 바이올린을 겸한 Anja Hotzendorfer, 베이시 스트 Markus Lapper, 드러머 Lorenz Gehmacher로 결성 당시부터 그 가능성을 충분히 갖추고 있었다. 이들은 열악한 녹음상태에서 완성한 첫 앨범인 [And The Wings Embraced Us]의 발매시기부터 팬들의 관심을 얻어내는 데 성공했으며 이들의 팬들뿐 아니라 정통 고딕 계열의 팬들에게도 인정받게 된다.

그 이후 밴드에 수없이 쏟아진 고평가로 입지를 더욱 확고부동하게 해준 사건이 된 앨범이 97년 발매된 이들의 정규 2집인 [La naissance d'un reve]로, 이들이 아직은 고딕 혹은 고쓰 계열로 분류되던 시절 최고의 역량을 발휘한 명반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이 앨범 역시 얼마 전 까지도 상당히 구하기 어려운 수집가용으로 사랑받은 바 있다. 놀라운 발전은 물론이거니와 앞으로 이들이 추구할 다양성에 대해 암시를 내포하며, 특유의 낮게 깔린 우울함과 고즈넉한 분위기 속에 각 악기 파트들이 중간 톤을 유지. 극도로 낮은 음의 사악한 분위기를 창조해낸 Christopher Schmid의 그로울링과 아름답고 깨끗한 여성 보컬 Anja Hotzendorfer가 인간의 목소리를 악기처럼 사용하여 균형을 맞추는 기본적인 틀 외에도, 마치 명상하듯 조용한 분위기를 유지하게 한 뒤, 극적인 연주가 등장하여 화려한 연주력을 자랑한 후, 다시 마음을 가라앉히는 부드러운 연주가 등장하는 구성을 도입한다.

앨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그 역시 우울함의 정서이다. 그러나 무엇보다도 이들이 가치를 발휘 하는 이유는 이 우울함을 슬픔으로, 그리고 뭉쳐 있는 한으로 점점 고조시켜 격정적인 분위기로 만든 후 차분해지는 기승전결을 따르고 있어 듣는 이로 하여금 슬픔뿐 아니라 그 감정을 승화시킬 여유까지 선사한다는 점이다. 그리고 My Dying Bride의 우울하게 처지면서 느껴지는 감동이 아닌, 가을 느낌의 푸근함이 다가오는 중간중간 터지는 카타르시스.... 이 앨범 안엔 그런 음악이 들어있다.


...And The Wings Embraced Us (1996)

이런저런 이유로 인해 당시 많은 매니아들의 입소문만으로도 이 앨범은 단번에 둠-고딕 메틀계 에서 '명반'으로 자리 매김 하기에 충분했다. 그러나 이 앨범을 발매한 스위스의 레이블 Witchhunt Records가 그 후 문을 닫아버리는 사태가 발생하여, 이 앨범은 더 이상 구 할 수 없는 앨범이 되고 말았다. 또한 둠-고딕 메틀 초보자에게 추천되는 명반 리스트에 이 앨범이 빠지는 일이 거의 없을 만큼 꾸준히 언급되던 앨범이었던 탓에, 오스트리아 Napalm Records로 자리를 옮겨 발매한 3,4집이 그 덕분에 관심을 많이 끌었지만 (음악의 좋고 나쁨을 떠나) 이들의 3,4집 사운드는 1,2집 사운드와는 확연히 구분이 된다. 지금 이들은 고딕으로 분류하기도 어려운 범주에 놓인 장르군에 속해져버린 채 얼마전 국내에 소개된 정규 4집인 [Burning: A Wish] 에서는 일반적인 고딕메틀의 공식 이상의 전개방식을 채택하여 다양한 범위에서 자신들이 말하고자 하는 바를 설득력 있게 풀어놓고 있다. 이들의 전작들이 추구하는 섬세함은 그대로 유지되지만 보컬 파트나 곡의 짜임새는 상당히 변화되어 왔다.


 

La naissance d`un reve (97/02)

01 A fairy´s breath
02 Priamus
03 Lilienmeer
04 The gesture of the gist

05 An orchid for my withering garden

06 Enchanted and in silent beauty
07 The Meadows Of Light (Bonus Track)
08 Eternal Sleep (Orchestral Version)


Memorandum (1999)

01 Infinity

02 Helplessness
03 And How to Drown on Your Arms
04 Black Swans
05 Reminiscence
06 The Crown of Leaving
07 All Your Radiance
08 The Embrace and the Eclipse
09 The Fate of Equilibrium



Burning : A Wish (2001)

01 Melantroduction
02 Without
03 Adorer and Somebody
04 A Summer`s End
05 Solicitude, Silence
06 2 Sec. And a Tear
07 Lastdance
08 Morning... Grey

09 Diotima

10 Re-Silence

 

Fall, I Will Follow (2002)

01. For Bad Times
02. Adorertwo
03. Last
04. I Did It For You
05. Sear Me Pale Sun
06. The Nothing Ship
07. Liquid
08. Under You...

09. ...And Her Enigma

10. Fornever



Ave End (2004)

01. one Hope's Evening
02. Ave End
03. To Bleed Or Not To Be
04. Sarah Lou
05. Amber Girl
06. Testified
07. Astronautumn
08. Evade
09. Wake Down
10. Black

11. Come, Solitude

 

Filthy Notes For.. (2006)

1. My Velvet Little Darkness
2. Again It's Over
3. Not To Say
4. No Dear Hearts
5. Short Glance

6. Filthy Notes

7. Sweet Caroline
8. An Irresistable Fault
9. To Love Her on Knees
10. Sad Theme for a Marriage
11. Should
12. My Mescaline
13. Shiver
 

새가 페루에서 죽다 [http://blog.daum.net/zydeco]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중에는 명반에 지대한 애착을 갖고 그것의 가치에 긴 시간을 두고 곱씹으면서 즐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것은 청각에 완벽하게 의존하는 음악의 기본적 특징 때문에 타 장르의 것들에 비해 정보의 습득량은 더 적을지언정 청자 스스로 풀어 즐길 수 있는 몫이 많다는 것에 있기 때문일 것이다.

오늘 소개하는 라크리마스 프로펀데레(흘러내리는 눈물) 역시 이런 명반의 "환희의공식"을 마니아들에게 부족함 없이 안겨주었던 독일출신의 고딕밴드이다. 그들의 음악은 실로 매력적이고 명곡의 조건을 완벽하게 갖추었기 때문에 누구에게나 추천하고 싶은 앨범이었다. 하지만 나는 고심할 수밖에 없었다. 그것은 고딕앨범을 소개할 때마다 튀어나오는 상투적인 문구로 그들의 감상평을 채우기엔 라크리마스가 짚어내는 마이너코드에 대해서 너무 일차원적인 유희만을 답습하고 있는 것 같아서 였다. 물론 즐기는 것은 각 개개인의 몫이지만, 적어도 그들의 음악을 소개할때는 그 음악적 깊이의 절반이라도 자신의 것으로 풀어 내린 뒤에 적어야 해야 하지 않나 라는 자책감의 발로였으리라.

그들의 음악을 들을 때마다 자신의 모습이 자꾸 걸신들린 미련한 아귀(餓鬼)로 투영되는 것 같다. 진수성찬을 눈앞에 두고도 너무 굶주림에 허덕인 나머지 다른 음식은 보지도 못하고 주식인 맨밥만 물에 말아 삼키듯 먹어치운 뒤, 더 이상 수용하지 못하는 포만감에 행복해질 때 그제야 눈에 들어오는 산해진미를 바라보며, 땅을 치듯 후회하는 아귀의 모습 말이다. 바꾸어 말하자면, 중학교 시절부터 귀에 담아오던 주류의 헤비메탈에 어느샌가 별다른 감흥을 느끼지 못하게 되었지만, 재즈와 클래식으로 우회하려던 찰나에 고딕을 접하게 되어, 그동안 채우지 못했던 감성의 허영심을 너무나도 짧은 시간 동안에 매우려고 했으며 그 와중에 라크리마스는 한 귀로 흘려 보내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제서야 라크리마스의 매력을 조금씩 알아가고는 있지만 그들이 선사하는 음악에만 탄복 할 뿐, 그 뒤에 숨은 고딕메탈의 깊은 정서와 철학적 무게감을 읽어 내리지 못함을 깨달은 지금은 걸신 들렸던 아귀의 후회가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새삼스럽지만 아는것 만큼 보이고 보이는 것만큼 즐길 수 있는 도락(道樂)의 진리를, 그들의 음악을 통해서 다시 한번 절감하고 겸허해 진다. 하지만, 결코 조급한 마음에 빨리 내 것으로 풀어 내려가기 위해서 서두르지는 않으리라. 구입할 때부터 타인에 의해서 인식된 명반보다는, 구입하고 나서 몇 년이 지난 후라도 나만의 진정한 명반이 되어가는 과정과 가치를 즐길 것이다.

이 공간을 찾는 모든이와 함께 더 많은 곡들을 들었으면 좋으련만 서버의 용량 관계로 앨범당 한곡만 포스팅 했습니다. 아울러 특별히 듣고 싶은 곡이 있으면 메모를 남기시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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