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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 속으로../월드뮤직♪ ♬

Bevinda - 파두의 애가(哀歌)

새가 페루에서 죽다[http://blog.daum.net/zydeco]


 



베빈다의 음악은 우리가 기억하는 파두의 여왕 아말리아 로드리게스류의 정통 파두와는 거리가 있다. 포르투갈에서 태어났지만 세 살 때 프랑스로 이주해서 파리를 주무대로 활동해왔기 때문일 수도 있다. 10대 시절 처음 직업 가수의 길에 들어섰을 때도 출발점은 샹송이었다는 것도 한 이유가 될 수도 있고. 어쨌든 그녀의 음악은 파두의 기반 위에 샹송과 탱고, 보사노바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이 녹아들어 있다는 평을 듣기도 한다. 파두의 정통성에 집착하는 이들에게는 비난을 듣기도 하지만 좀 더 대중적으로 다가설 수 있는 이점이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에서도 베빈다는 웬만한 파두 가수들에 비해 훨씬 인기가 있다. 인기 TV 드라마 [고독]에서 이미숙의 테마로 쓰인 사랑보다 아름다운 슬픔의 노래 ‘Amadeu’ 등 많은 곡들이 사랑을 받았다. 그녀의 제2의 고국 프랑스의 샹송으로 편집된 우리 사랑에 남은 것은 무엇일가요(Que Reste-t-il De Nos Amours)로 벌써부터 방송과 각종 CF와 드라마 배경음악으로 삽입되어 다시금 우리의 관심을 집중시키기 시작했다. 그녀는 검은 옷에 맨발차림으로 무대에 올라 격정적 매너를 선보였고 연주 전 손수 포도주를 따라 청중에게 권하는 낭만도 부린다

1961년 포르투칼 북부 FUNDAO에서 태어난 그녀는 두 살이던 해 가족과 프랑스로 이주, 어린 시절부터 지방의 작은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며 수련의 기간을 거쳤다.

파리로 진출한 그녀는 Les Varietes 스튜디오에서 가수로서의 재능을 키우다 1988년 Cithea에서 자신의 신곡들과 세르쥬 겡스부르, 보리스 비앙 등의 기성곡을 부르는 것을 계기로 만인의 주목과 음악적 재능을 인정받게 된다. 물론 이 때까지의 그녀의 음악적 성향이나 가사 모두 지금과는 많이 달랐던 것으로 보이며 또한 포르투칼어로 노래하지 않았음은 물론이다. 하지만 이 공연을 통해 베빈다는 자신의 내면에 뿌리내리고 있었던 음악적 열정을 발견했을 뿐 아니라 자신의 삶과 영혼을 음악에 바치겠다고 결심하게 됐다고 고백한다. 이때를 기점으로 그녀의 음악적 방향으로 선택된 것이 Fado였다.

포르투칼어로 노래를 시작하면서 소르본느 내학에 등록, 모국어를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는가 하면 기회가 주어질때마다 고국을 찾아 자신의 잊고 있었던 고향의 정취를 느끼며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약 7년간을 포르투칼 뿐만 아니라 히말라야 산맥에서 인디언들의 진언을 듣기도 하는가 하면, 네팔과 파키스탄 등 각지를 여행하며 민속 음악을 접하고, 파리의 담배 연기 자욱한 재즈바에서 아코디언 선율에 젖어 그녀만의 Fado의 감성적 토대를 마련하는 내면적 성숙의 시기를 가졌던 것.그러던 1994년 드디어 "Fatum"이 발매되면서 모국어로 노래하고자 하는 그녀의 꿈은 현실로 이루어졌다. 그녀의 공식적인 첫 파두 음반 제목이 Fatum, 즉 '운명'이라고 명명된 것은 그만큼 '그녀 자신의 파두'에 대한 자신감의 표명이라고 보인다.

20대 후반부터 고국에 대한 기억을 되새기며 뿌리를 찾아나선 그녀는 프랑스 생활에서 얻은 다양한 예술적 감성과 그녀 자신만이 경험했던 다양한 삶의 조언들을 거울삼아 데뷔작부터 그녀 자신만의 독특한 파두의 주관을 완성하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었고 결국 성공하게 된 것이다. 이어 발표된 "Terra E Ar(대지와 바람-96)" 역시 전작과 마찬가지로 'Le Monde De La Musicque'에서 별 넷을 받으며 프랑스 매스컴의 격찬을 받는다.

97년 음악적인 탐험이라 할 수 있는 "Pessoa Em Pessoas(군중속의 사람-97)"을 통해 변함없는 작품성과 기대를 모은 베빈다는 당시까지 발표된 타이틀 곡을 중심으로 전유럽 투어에 올라 프랑스뿐 아닌 유럽 전체에 그녀의 음악성을 인정받게 된다.

베빈다는 99년 그녀의 네 번째 스튜디오 앨범 "Chuva De Anjos(천사의 비-99)"의 작업을 마치고 지난 여름부터10월까지 두 번째 유럽 투어를 가졌다. 음악적으로 이 앨범은 전작들 중 2집인 "Terra E Ar"와 비슷하면서도 더욱 풍부한 리듬과 소리의 스펙트럼을 보여주며 프로듀서 'Lucien Zerrad'와 이전보다도 밀접한 작업 관계를 보여준다. 이후 2001년에 Alegria, 2002년 그녀의 베스트 앨범인 Em caminho, 2005년 luz, 2007년 Serge Gainsbourg Tel Qu'elle를 발표하며 오늘에 이르며 색다른 파두를 들려주고 있다, 인트로 뮤직으로 소개하는 'Les goemons'는 2007년 음반에 실린곡으로 슬프고 고혹적인 베민다의 목소리와 Gilles CLEMENT의 기타, Dominique LEMERLE의 콘트라 베이스가 어울려 쓸쑬함을 자아낸다.







    선 곡 순 서 - 1
    01. Les goemons
    02. Ja Esta
    03. Amadeu
    선 곡 순 서 - 2
    01. Ter Outra Vez 20 Anos
    02. OJardim
    03. Le Bus de 10th


새가 페루에서 죽다[http://blog.daum.net/zydeco]


파두 디바가 파리에서 부르는 애가(哀歌)


최근 활동하는 파디스타 중에서 베빈다(Bevinda)는 조금 특이한 케이스에 속한다. 포르투갈 태생이지만 3살 때 프랑스로 이주한 그녀는 현재도 리스본이 아닌 파리를 주요 무대로 활동하고 있다. 출생한 곳도 파두의 본향인 알파마나 꼬임브라가 아닌 포르투갈 북부의 소도시인 푼다웅(Fundao)이었으며, 성장한 곳이나 활동무대가 프랑스라는 사실 때문에 베빈다의 음악은 파두의 '이단'으로 치부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정통'을 고집할 필요가 없는 우리로서는 차라리 친숙하다. 17살 때부터 세르쥬 겡즈부르(Serge Gainsbourg) 등의 샹송 가수들의 노래를 부르면서 직업 가수의 경력을 시작한 점이나 성인이 된 다음에 모국어인 포르투갈어를 배웠다는 사실로 미루어 유추한다면 이 음반은 그녀가 자신의 '정체성'을 확립한 음반인 셈이다.

작년에 나온 4집 음반의 한 곡은 국내 모 PCS폰 광고와 드라마 주제곡으로 사용된 일도 있었다. 이번에 국내에 출시된 2집 음반 [Terra e Ar]은 4집 음반에 실린 수록곡보다 오리지널 파두에 가까운 편이다. 아니, 꼭 그렇다기보다는 최근작들이 '팝 파두'에 가깝다면 이 음반은 다소 거리를 둔다는 점이다. 특히나 파두의 여왕인 고(故) 아말리아 로드리게스의 대표곡들인 "Barco Negro(검은 돛배)"와 "Lagrima(눈물)"가 리메이크되어 있다는 점이 상징적이다. '불행히도' 내게는 이 곡들이 제일 좋다. 물론 타이틀곡 "Terra e Ar(대지와 하늘)"의 달관한 분위기나 "Sozhina(홀로)"의 절절함도 나쁘지 않지만.

악기 편성은 기따라(기타)를 중심으로 카바퀴노, 콘트라베이스, 아코디온 등이 거들고 현악기와 퍼커션 등이 여기저기 삽입되어 있다. 이를 통해 파리에서 제작된 음반'답게' 정갈하면서도 애상적인 텍스처가 펼쳐진다. 파두에 어느 정도 애정을 느끼는 사람이라면 '세련되게 현대적으로 프로듀스된 파두 음반'의 가치에 대해 물을 듯하다. 그렇지만 (영미) 팝 음악과 함께 듣는다면 이 음반은 어떻게 들릴까. 게다가 '라틴 음악'이라기에는 리듬도 강하지 않고 관능적이지도 않다. 혹시 '라디오헤드의 궁상은 들어줄 만한데 베빈다의 궁상은 못 들어주겠다'고 느낀다면 그건 무슨 의미일까. 전자는 '앵글로'의 궁상이고 후자는 '라티나'의 궁상이기 때문일까. 아니면 전자는 '청년'의 정서이고 후자는 '성인'의 정서이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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