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랑의 민족 집시-두번째 이야기
무소유와 자유라는 두가지 특성을 지닌 집시 민족에게 유랑의 역사는 필연과도 같은 것이었는데 고향과도 같았던 인도의 펀잡 지방을 떠나 실크로드를 거쳐 흑해연안에 이르기까지, 그리고 유럽과 아시아, 아프리카, 아메리카 대륙의 각지로 이동하기 까지 집시들은 자신들만의 고유한 색채를 유지하며 때로는 타문화에 영향을 미치고 때로는 타문화의 다양함을 받아드리는 겸허한 자세를 잃치 않었다. 하지만 이들의 겸허한 마음이 닿을 수 없었던 곳이 지구상에 단 3곳이 있었으니 그 곳은 바로 아이슬란드와 일본, 그리고 한국이었다. 민족적인 감정이 남달랐던 탓이었을까, 아니면 분단상황이라는 시대적 아픔이 이들을 막았던 것일까, 그 이유야 무엇이던 간에 문화의 메신저였던 집시의 발길이 닿지 못했다는 것은 그만큼 닫혀진 문화현상의 일면을 드러내는 것 같아 아쉬움이 크다는 말로 위안을 삼는다.
집시의 길 : 유럽 집시 음악의 결정판
|
생계에 필요한 최소한의 것을 제외하고는 결코 물질에 대한 소유욕에 구속되지 않았던 집시들은 사회적 냉대 속에서도 대대로 물려왔던 자신들의 직업을 유지해 왔는데 집시음악가들인 라우타리, 보석상들인 아르킨타리, 곰 조련사인 우르사리, 말 거래꾼을 뜻하는 그라스타리, 그리고 � 장수인 볼테니 등은 집시들의 대표적인 직업들이다. 이중에서도 아르킨타리와 더불어 라우타리는 집시 사회 내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의 귀족사회에서도 존중받는 직업이었는데 언어는 있지만 문자가 없었던 이들이 오랜 방랑 생활을 거치면서도 집시 민족 본연의 모습을 간직할 수 있었던 것도 바로 이러한 음악문화를 통해 끊임없이 타문화와 교류할 수 있었던 문화적인 포용력에서 기인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집시들이 갖고 있는 문화적인 포용력은 달리 말하자면 고유 민족의 창조성과는 거리가 있는 것으로 악보가 필요 없을 정도의 현란한 즉흥연주와 변화무쌍한 템포의 기교를 제외하면 집시음악 고유의 음악적인 유산은 찾아보기 힘들다. 따라서 집시 음악을 접할 때 우리가 느끼는 신비로움과 친숙함은 바로 집시들이 본능적으로 지니고 있는 차용과 재창조의 능력에서 비롯되는 것이다.
이러한 차용과 재창조의 능력은 전 세계 곳곳에 전파되어 있는 집시 음악가들 에게는 최상의 음악적인 소스를 제공해 주었는데 북인도를 시작으로 서아시아에서 발칸반도로, 그리고 동,서 유럽의 여러 지역을 거쳐 남북 아메리카에서 호주까지 다다랐던 집시민족을 이동 경로에 따라 구분해 보면 칼데라시족(로마족 : 발칸반도와 중부유럽) 신티족(마누시족 : 프랑스,알프스, 독일) 그리고 히라노족(칼레족 : 이베리아 반도, 북 아프리카, 프랑스 남부)으로 나뉘어짐을 알 수 있다.
브라취(Bratsch)
Bratsch
|
20세기 말엽 중부 유럽의 집시음악의 특징은 비밥과 포스트밥, 그리고 프리째즈로 이어지는 유럽피안 째즈 무드의 조성에 있었다. 또한 거기에 더해지는 유럽의 고품격 클래시컬 연주는 풍부한 음악적 소스를 집시 음악에 불어 넣어 주었다. 그리고 프랑스 출신의 집시밴드 브라취(Bratsch)는 바로 이러한 중부 유럽 집시음악의 테두리를 완성해낸 대표적인 그룹이라 할 수 있다. 아르메니아 태생의 기타리스트 댄 가리비안과 바이올린 주자 브루노 지라르드에 의해 결성된 브라취는 초기 아르메니아와 러시아 그리고 그리스를 비롯한 동방 음악 스타일을 들려주었지만 곧이어 남아프리카와 아라비아의 음악을 받아들였고 결국 집시 째즈라는 장르를 완성시키기에 이르는데 아코디언 주자인 프랑수와 카스티엘로와 클라리넷 주자 나니오 페일레 그리고 콘트라베이스 주자인 피에르 쟈케가 그룹 브라취의 후기 음악 스타일을 규정짓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브라취의 아코디언 주자인 프랑수와 카스티엘로와 클라리넷 주자 나니오 페일레
Rien Dans Les Poches(1998)
|
음반소개
동부유럽의 집시음악과 유대인 음악을 비롯해 지중해 사운드까지 포괄하고 있는 프랑스 집시 그룹 브라츄는 뛰어난 연주력으로 집시음악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재즈적인 요소를 아우르고 있는 이 앨범은 집시음악을 사랑하는 애호가라면 꼭 들어보길 권하고 싶은 앨범으로 안도 드롬의 보컬리스트 Monica Mitsou와 멤버들이 함께 부르는 '에델레지'인상적이다. 에멜 쿠스트리차 감독의 영화 '집시의 시간'에 삽이되면서 유명세를 탓던 '엘델레지'는 고란 브레코비치의 음악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다른 여러 집시 뮤지션들이 연주한 버젼을 통해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곡으로 우리나라의 '아리랑' 처럼 발칸반도의 집시들에게는 민족성을 대변하고 있는 곡이라고 할 수 있다.
음원은 2004년 1월에 있었던 라이브 공연을 담은 실황 음반 "Gens de passage" 입니다. 이공연에는 안도 드롬의 보컬 'Monica Mitsou'와 brass band인 'Slonovski Bal' 등이 게스트로 참여했습니다. 2번째 곡 'jamo'는 안도드롬이 부른것 과는 또 다른 색다른 느낌입니다. 1번곡과 2번곡 모두 모니카 미추의 절규하는 듯한 호소력 있는 목소리는 쉽게 �혀지지가 않을 듯 합니다.
새가 페루에서 죽다[http://blog.daum.net/zydeco]
1. Ederlezi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