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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 있음에../음율속의선률

그대가 그리운 가을

새가 페루에서 죽다[http://blog.daum.net/zydeco]






맑은 하늘이 주신 선물
여름내 키를 키운 나무
훌륭한 자태로
버텨온 시간 뒤로하고
이제 푸른 옷 벗어두고
햇빛에 말린
빛깔 고운 옷 한 벌 입고
자랑스레 나서는 길
그대를 만나는 것처럼
설렘이 가득합니다





가슴 벅차게
타오르는 떨림처럼
화려한 옷 갈아입은
나무들의 축제
그 빛이 하도 황홀하여
그대에게 들려줄
가을 사랑입니다

한 계절 노닐다가
훗날을 기약하고
붉은 눈물 흘리며 사라질 단풍
추억으로 남길 풍경들
두 눈 속에 담아두고
못내 아쉬운 눈물처럼
한잎 두잎 포도 위 낙엽으로
우리 곁에 그리움이 될 것입니다





목을 빠뜨리고 나가앉은 강변은
밀리는 강물에 일렁 출렁 결을 남긴다
비가 빠져나간 자리가 검은
마치 모래톱의 흔적은 기다림이 주르륵 밀린 자리 같다

한결 같은 무늬......, 세 겹의 괴로움같다
이끌리지도 그렇다고 남아 있는 것도 같지 않은
떠 흐르는 풀잎 같은 시간의 땅은
모래일 뿐이다





죽음의 노래가 흘러나오는
바람의 결을 빌린 땅
여기 목이 잠기는 고요한 버들이 있다
봉두난발 마른 사람의 눈빛이 흐르다 멎는
멀리 강변에
괴로움은 깊고 깊어져
슬픔의 무늬를 짓는다

하염없이 한결같이
있는 것도 없는 것도 아닌
겹겹의 무늬를 오늘도 주르륵 남긴다

그대가 그리운 가을, 윤영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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